폐 종양 수술 후 5년, 완치 판정받은 날의 이야기

    지난 글에서는 폐 종양 수술 후 5년 차 정기 검진을 위해 받은 폐 CT 검사 후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CT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외래 진료를 다녀온 후기를 공유드리려 합니다.

     

    삼성서울병원 폐 CT 검사 비용 및 폐결절(폐종양) 추적 검사 후기

     

    삼성서울병원 폐 CT 검사 비용 및 폐결절(폐종양) 추적 검사 후기

    어느덧 폐결절(폐종양) 절제 수술 후 5년이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저는 4월, 마지막 추적 검사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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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전 글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에 링크를 통해서 읽고 오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암은 치료 후 5년간 재발이나 전이 없이 경과가 안정적일 경우 '완치'로 간주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1~2기처럼 수술로 원발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있는 경우에는 수술 후 5년이 지난 시점을 '완치'로 판단합니다.

     

    반면, 3~4기처럼 전이 범위가 넓거나 원격 전이가 있어 항암 치료를 병행한 경우에는 '완치'라는 표현보다는 '완전관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폐암 4기 완치(완전관해) 사례 4가지 보러 가기

     

    이 내용에 대해서 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위에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폐종양 수술 후 5년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만약 이번 CT 검사 결과에서 재발이나 전이 소견이 없을 경우 완치 판정을 받게 됩니다.

     

    저의 결과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서부터 천천히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1. 폐 CT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다시 찾은 삼성서울병원

    폐 종양 완치
    이 날은 비가 왔습니다.

    CT 검사를 받은 지 11일이 지나,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날도 검사를 받은 날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갔는데, 비가 내렸습니다.

     

    비를 맞으며 삼성서울병원에 가는 건 처음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병원 안으로 들어간 뒤, 곧바로 폐식도센터를 찾아갔습니다.

     

    1.1. 기존 위치로 돌아온 폐식도센터

    폐 결절 완치
    폐식도센터 진료 대기자 명단입니다.

    작년에는 내부 공사로 인해 폐식도센터가 임시로 다른 곳으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가서 외래 진료를 봤었는데요. 작년 검사 후기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올해는 다시 암 병원의 기존 위치로 돌아온 폐식도센터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폐식도센터 들어가는 초입에서 진료 접수와 함께 이전과 동일하게 혈압과 몸무게, 키를 측정한 다음 대기석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폐종양 완치 사례
    저의 순서가 다가오자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라고 하셨습니다.

    대기석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기다리고 있는데, 간호사분께서 제 이름을 부르시더니 5번 진료실 앞에서 대기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곧 진료를 본다는 생각에 갑자기 많은 생각이 들면서 조금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진료가 될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의 걱정들이 뒤섞였습니다.

     

    잠시 후 제 이름을 다시 불렀고, 저의 생년월일을 확인하신 뒤 진료실 안으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긴장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1.2. 폐 종양 수술 후 마지막 외래 진료

     

    이날도 이전과 다르게 머리를 조금 짧게 자르신 이교수님께서 앉아 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사를 건네고 진료실 의자에 앉았습니다.

     

    이교수님께서는 저의 폐 CT 사진을 빠르게 확인하시더니 곧바로 말씀하셨습니다.

     

    "깨끗하시네요. 재발, 전이 없으시고요. 이제 안 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한 것과 다르게 저는 순간 막 기쁨이 차오르는 감정보다는 약간 무덤덤한 기분이었습니다.

     

    "아, 그럼 이제 검사받으러 안 와도 되는 거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이교수님께서는 약간의 미소를 지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네. 이상 없으셔서 오늘이 마지막 검사세요. 가시면 돼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저는 짧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진료실 밖으로 나갔습니다. 오늘도 진료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끝났습니다.

     

    간호사분께서 진료실 밖에서 잠깐 기다리라고 하셔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폐 절제 수술 후 5년이 지났고, 5년 동안 검사를 받으러 매년 삼성서울병원에 왔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잠시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간호사분께서 다시 제 이름을 부르셨고, 종이 한 장과 함께 마지막 설명을 건네주셨습니다.

     

    2. 폐 종양 완치서

    폐종양 완치 결과지
    폐 종양 완치입니다.

    간호사분께서 진료 후 설명서를 보여주시면서 나가서 수납만 하시면 되며, 다음 진료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위에 사진을 보면 안내사항에 "흉부외과 차기 진료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산정특례 만료일(25.09.26.)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완치 판정과 함께 저의 산정특례 적용도 9월에 만료가 되는 것입니다.

     

    정말 끝이 났습니다. 2019년 폐 종양 발견 후, 조직 검사와 폐 절제 수술, 그리고 5년간 추적 검사 끝에 드디어 완치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원무과에서 수납을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지하로 내렸습니다.

     

    2.1.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마지막 식사

    삼성서울병원 폐 종양 수술 완치
    점심으로 돈가스를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검사를 받으러 올 때면, 항상 본관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처음으로 암 병원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메뉴를 고민하다 앞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돈가스를 시키시길래 저도 돈가스를 주문했습니다.

     

    혼자서 돈가스를 먹으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수술을 받은 지 6개월쯤 지나고 나서부터 5년 동안 줄곧 혼자 삼성서울병원에 와서 CT를 찍고, 외래진료를 받고, 혼자서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5년 끝에 폐종양 완치 판정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 모든 순간들이, 점심을 먹는 동안 주마등처럼 계속해서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유독 이날은 밥을 정말 천천히 먹고 병원 밖으로 나왔습니다.

     

    2.2. 마지막으로 삼성서울병원을 떠나며

    폐결절 수술 완치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병원 밖으로 나서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에 젖은 삼성서울병원의 전경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전철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두 번 다시는 오기 싫지만, 5년 동안 정이 들어서인지 왠지 모를 아쉬움이 함께 밀려왔습니다. 

     

    3. 폐종양 완치 판정을 받으며

     

    20대 후반, 건강검진 흉부 X-ray 검사에서 폐종양을 처음 발견 하고, 이제는 벌써 3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두 번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조직 검사와 폐 수술, 그리고 5년간의 긴 여정.

     

    수술 후 회복하며 일상에 조금씩 녹아들고, 조금씩 잊혀 갔던 공포감.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갔고, 그만큼 시간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폐 종양 치료의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되는 듯합니다.

     

    하지만 아직 하고 싶은 말들과 알려주고 싶은 정보들, 그리고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블로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으며, 주기적으로 저와 상담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제가 의사는 아니기 때문에 원초적인 병을 치료해 드릴 수는 없으나,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이신 분들에게는 충분한 조언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제가 바빠서 늦게 확인하더라도 반드시 답변은 드리고 있으니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시면 됩니다.

     

    전화, 문자, 카카오톡, 메일 등 주고받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저의 작은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마지막으로 받은 폐 CT 검사 결과지를 해석해서 자세히 공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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