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결절 발견 그리고 폐 CT 촬영

    폐 결절 발견 그리고 폐 CT 촬영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의 폐 종양 수술 첫 번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어떻게 병을 발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종양이 발견됐다는 것 조차 상당히 믿기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당사자는 어땠을까요. 정말 그 순간의 기분과 감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차례대로 정리해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발견 당시에는 병원에서 폐 종양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폐 결절이라는 병변으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폐 종양과 폐 결절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1. 직장 건강검진을 통해 처음으로 폐 결절 발견

     

    아마 많은 분들이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서 본인도 모르고 있던 질병을 찾게 되는 경우가 제일 많을 겁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저는 항상 매년 초에 직장에 건강검진 결과지를 제출해야 해서 가까운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종합검진이 아니라서 상당히 간단한 검사만 받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혈액검사/소변검사/흉부 X-ray/시력검사/청력검사/치아 검사/신체측정 정도로 이루어진 검사를 합니다. 아주 정밀한 검사가 아닌 아주 간단한 검사라서 금방 끝이 납니다.

    폐결절은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발견된다고 합니다.

    매년 받을 때마다 크게 문제가 없었던 저는 올해 2월에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정말 제 몸에, 제 폐에 결절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건강검진을 다 받으면 다음날 직접 와서 결과지를 수령해야 합니다. 어느 때와 똑같이 저는 검사를 무사히 받고, 다음 날 다시 방문하여 결과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루하게 결과지를 기다리고 있을 때 직원이 저의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검사 결과 유소견이 나와서 내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까지도 저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냥 '어디가 안 좋나?' 정도의 가벼운 생각뿐 이었습니다.

     

    왜냐면 저는 몸이 아픈 적도 없었고, 아픈 증상도 정말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건강에 자부하면서 살아왔던 저였기 때문에 계속 가벼운 마음과 가벼운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2. 드라마 같은 상황

    의사 선생님을 만나 의자에 앉았습니다. 의자에 앉는 순간에도 저는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빨리 끝내고 집에서 롤이나 하고 싶은 그런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자에 앉아서 의사 선생님 표정을 봤는데 상당히 좋지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 저에게 폐결핵을 앓은 적이 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폐결핵을 앓아 본 적이 없어서 '아니요. 한 번도 없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흉부 X-ray로 폐 결절 발견

    약간의 정적과 의사 선생님의 깊은 숨소리가 한번 들리더니 컴퓨터 모니터를 살짝 돌려 저의 흉부 X-ray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왼쪽 폐 위쪽에 동그란 무언가가 있는 것을 확인시켜 줬습니다.

     

    정말 X-ray 상에서도 뚜렷하게 동그란 모양의 병변을 육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걸 본 순간에도 저는 그냥 '저게 뭔가요?'라고 가볍게 대답을 했습니다.

     

    저의 대답을 들은 의사 선생님은 좋지 않은 표정으로 "작년 흉부 X-ray에는 안 보였는데, 올해 뭐가 생겼어요. 폐결핵 흔적으로 생각했으나, 결핵을 앓은 적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에 어떤 병인지 정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해요."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순간 정말 그냥 생각과 숨이 멈추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드라마 불운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흉부 X-ray 

    땀이 나고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습니다. 흡연을 했었던 저라 갑자기 더 정신이 아찔해졌습니다. 입 밖에 꺼내기조차 무서운 병이 바로 생각났기 때문에 저는 "혹시 큰 병일 수도 있을까요?"라고 의사 선생님께 물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젊은 나이라서 확률은 상당히 낮지만, 의심을 안 할 수는 없어요."라고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사람이 순간 미친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흡연자분들은 반드시 금연하시길 바랍니다. 금연을 하더라도 과거에 흡연력이 있으면 의사 선생님께서 무조건 나쁜 쪽으로 생각을 합니다.

     

    나중에도 계속 언급을 하겠지만, 흡연을 하면 악성 병변 확률을 높게 의심하고 검사를 진행합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적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3. 태어나서 처음 찍게 된 폐 CT

     

    갑자기 당황하는 저의 모습을 보셨던 의사 선생님은 저를 잠깐 위로하시면서 차분하게 다음 단계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일단 지금 당장 폐 CT를 찍어보자고 하시는 겁니다. 저는 태어나서 CT 근처에도 가보지 않아서 순간 겁이 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 번도 찍은 않은 CT를 찍어야 한다고 하면 똑같이 겁이 나실 겁니다. 하지만 촬영 부분에 있어서는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습니다.

    폐 결절 발견 과정

    순간 비용도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CT 금방 찍나요? 비용이 비싸지는 않나요?" 등의 걱정되는 질문을 드렸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웃으시면서 "요즘 도입된 저선량 CT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끝나며, 비용도 저렴하고 방사선 노출도 적어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이 끝나자마자 바로 폐 CT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폐 CT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최대한 빨리 정리해서 단계별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4. 저선량 CT 촬영과 기다림

    상담이 끝나고 접수처로 가니 이미 저선량 폐 CT가 접수되어 있어서 바로 결제만 했습니다. 저선량 폐 CT는 약 2만 원 정도였으며, 보험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저선량 폐 CT는 근래에 들어 여러 건강검진 센터에도 보급된 CT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폐 검사를 저렴하고 쉽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하튼 저는 결제를 하고 폐 CT 촬영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니 갈아입을 윗옷을 주면서 환복 후에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환복을 하는 과정에서 기분이 상당히 우울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계속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등의 잡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CT 촬영은 위에 사진처럼 누워서 진행합니다.

    환복으로 하고 나오니 바로 CT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TV에서만 봤던 CT 기계를 보니 진짜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준비 단계 없이 바로 누워서 팔을 위로 올리고 안내에 따라 숨을 참고 내뱉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고는 잠깐 기계 속으로 살짝 들어갔다가 바로 나오더니 검사가 끝났다고 했습니다.

     

    정말 한 3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알고 보니 저선량 CT는 따로 조영제를 맞지 않고 아주 간단하게 찍는 CT였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으며, 피폭량도 상당히 낮습니다.

     

    당연히 일반 CT보다는 화질이나 정확도 면에서 떨어지지만 장점이 더 많은 CT입니다. 여하튼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살짝 당황하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5. 폐 CT 결과

     

    폐 CT 검사를 마치고 잠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시간이 점심시간이여서 의사 선생님께서 점심을 드시러 가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점심을 먹고 결과를 바로 확인 한 다음에 전화를 드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잠깐 사무실에서 가서 일처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순간에도 정말 오만가지의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입에서 마치 주문을 외우듯이 혼자 불안한 모습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폐 CT 결과는 금방 나왔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전화가 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정말 심장이 멈출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주 어둡지는 않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폐 CT 결과가 나왔어요. 아주 위험한 결과는 아닌 것 같으니 오셔서 확인해보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순간 위험한 결과는 아닌 것 같다고 하셔서 심장이 조금 천천히 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상상도 못했지요. 제가 폐 절제 수술을 하게 될 줄은.

     

    약간 급한 마음으로 다시 한국건강관리협회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접수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들어가자 의사 선생님께서는 드라마에서만 봤던 CT 결과 화면을 저에게 보여주셨습니다.

     

    CT 상으로 제 폐에 정말 하얗고 동그란 혹 같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의사 선생님께서는 "병변의 모양이 나쁘지 않고, 경계선이 뚜렷한 것을 보아 악성의 확률은 낮은 것 같아요. 하지만 작년에 없었던 것이 생겼기 때문에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소견서를 써줄 테니 가까운 대학병원에 가셔서 검사를 받아 보세요."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위에 폐 CT 사진이 제 폐의 병변과 가장 흡사하게 생겼습니다.

    대학병원은 어떻게 가는 건지, 큰 병원과 무슨 차이인지 뭔지 정말 하나도 몰랐던 저는 그냥 일단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나왔습니다.

     

    밖으로 나가니 직원분께서 소견서와 함께 지금까지 여기서 찍었던 3년간의 흉부 X-ray와 이번에 찍은 저선량 폐 CT를 CD에 담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에 접수할 때는 소견서가 반드시 필요하니 꼭 지참하고 예약하세요."라고 저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저는 일단 밖으로 나와서 소견서를 읽어봤습니다. 소견서에는 '좌상엽 14mm 폐 결절 소견으로, 3차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요함.'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 소견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지금은 소견서가 없지만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을 합니다.

    저의 병을 알기 위해 수백개 이상의 폐 CT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이때 당시에는 모양이 어떻고 어떤 게 어떻고 무슨 소리인지 정말 하나도 몰랐습니다. 크기도 큰 건지 작은 건지, 어떤 상태인지 등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이날부터 시작하여 폐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 전공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제가 공부한 많은 내용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저의 폐 결절을 발견됐을 때의 상황을 정리해서 써보았습니다. 정말 너무 충격적이라서 기억이 상세하게 다 납니다.

     

    다음에는 처음으로 대학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게 된 내용에 대해서 작성해보겠습니다. 추운 날씨 모두 감기 그리고 코로나 조심하세요. 궁금하신 부분은 언제든지 물어보시면 답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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