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강경 수술 전 날 밤과 당일

    흉강경 수술 전 날 밤과 당일

    폐 결절 수술 전날, 잠은 나름 잘 잔 것 같았습니다. 전 글에도 말을 했지만, 수술을 하기 위해 수술실로 향하기 전까지는 실감이 제대로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폐 결절 수술을 흉강경 수술로 진행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흉강경 수술을 받기 전 날 밤 수술 간호사와 상담을 했던 이야기와 수술 당일의 내용을 아주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술 전날 밤 수술 간호사와 상담을 했습니다.

    폐암, 폐 종양, 폐 결절 때문에 수술을 하시는 분들이 읽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술에 대한 아주 자세한 후기는 다음 글에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12/11 - [후기] - 폐 결절 수술 전 입원 과정

     

    위에는 바로 전 글 링크입니다. 폐 결절 수술을 전 입원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적었습니다. 폐 수술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궁금하신 분들은 위에 글부터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0/12/10 - [후기] - 폐 수술 전 받았던 검사와 후기

    2020/12/09 - [후기] - 산정특례 등록 및 조직 검사 발급

    2020/12/01 - [후기] - 폐 조직 검사 결과 그리고 흉부외과 첫 진료

     

    위에는 흉강경 수술을 받는 것을 확정하기 전에 다루었다 내용들입니다. 수술 전에 해야 하는 검사 내용과 산정특례 등록, 조직 검사 결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하나하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폐 결절, 폐 종양, 폐암 조기 발견 방법에 대해서 궁금해하십니다. 폐 같은 경우 다른 장기에 비해서 조기에 발견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서 우연히 발견합니다. 

     

     

    폐 결절 또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은 주기적인 건강검진 밖에 없습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폐 무료 건강검진에 대해서 알아보시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하시면 조기에 수술하여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폐암의 경우 워낙 진행이 빠른 암이라서 무조건 초기 상태에 발견을 해서 외과적 수술을 받아야 완치율이 높아집니다.

     

    저도 건강검진을 통해서 폐 결절을 발견하였으며, 수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흉강경 수술을 받기 전 날 밤의 상담내용과 수술 당일에 대한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1. 흉강경 수술 전날 밤

    수술 전날 밤, 모든 준비를 끝내고 병상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한 번은 김교수님 수술팀에 계시는 의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수술 부위에 체크한 것을 확인하고 가셨습니다.

     

    담당 간호사분께서 주기적으로 혈압과 열을 체크하러 옵니다.

    그리고 담당 간호사 교대 때문에 혈압과 온도를 체크하러 간호사분께서도 한 번 오셨습니다. 이제 아무도 안 올 것 같아서 이어폰을 끼고 열심히 유튜브로 보고 있었습니다.

     

    1) 수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런데 11시쯤 파란색 수술복을 입으신 수술 간호사분께서 저의 병실에 오셨습니다. 저를 보시더니 "어? 아직 안 주무시네요? 오늘 마지막 수술이 너무 오래 걸려서 많이 늦었지만 내일 수술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려고 하는데 괜찮으실까요?"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어차피 잠도 안 와서 알겠다고 하고 옆에서 주무시는 아버지를 깨워서 같이 밖으로 나갔습니다. 수술에 대한 설명은 병동 간호사분들이 업무를 보는 곳에 가서 들었습니다.

     

    전번에 올렸던 같은 CT 사진입니다.

    수술 간호사분께서 컴퓨터에 앉아 위에 보이는 저의 폐 CT 사진을 보여주면서 내일 받을 흉강경 수술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내일 어떤 수술을 받으시는지 아시죠? CT에 보이는 것처럼 왼쪽 폐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는 좌상엽 절제 수술을 받으실 거고, 흉강경 수술로 하실 거에요. 저희 팀이 CT 확인을 했는데, 모양으로 봤을 때는 악성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어요. 그리고 주변 임파절에도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아요. 만약 악성일 경우 임파절이 크게 부어서 나타나요. 물론 정확한 건 수술 때 확인을 해야 해요. 김교수님께 병에 대해서 설명 들으셨죠?"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네. 경계성 종양이고, 정확한 이름은 폐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이라고 하셨어요."라고 대답을 하자 "와 그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계시네요. 저도 한국 명칭은 잘 모르는데... 일단 수술을 하는 도중에 조직 검사를 한 번 할 거고요. 가끔 모양이 양성종양인데, 조직을 때서 확인하면 악성이 조금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봤을 때는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여요. 정확한 병명은 수술 끝나고 최종 조직 검사때 나올꺼에요."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시고는 "수술 중에 하는 조직 검사 상 양성종양이 나와도 위치 때문에 폐를 많이 잘라야 하는데, 괜찮으세요?"라고 말씀을 하셔서 저는 "네. 괜찮아요. 그냥 빨리 잘라버리고 싶어요."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제가 너무 당당하게 말해서 그런지 약간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2) 최악의 상황

    그러고는 혹시 모르는 최악의 상황도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일단 젊으셔서 수술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으실 거예요. 다만, 간혹 폐가 흉막과 유착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대부분 고령이시거나 담배를 많이 피시는 분들한테 일어나는데, 정말 가끔 평범한 환자한테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요. 만약 유착이 일어나면 수술이 상당히 힘들어지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오래 걸 릴 수가 있어요. 그런데 아마 환자분은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수술 도중에 하는 조직 검사에서 악성으로 나올 경우에도 수술 시간이 길어져요."라고 설명을 하셨습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고 하시면서 궁금한 점이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술 후 많이 아플까요?"라고 물어봤는데, 수술 간호사분께서 "네. 많이 아프실 거예요. 폐 수술이 외과 수술 중에서 가장 아파요. 옆구리로 수술을 하는데, 옆구리 쪽에 신경이 많이 퍼져 있어서 수술 후에도 조금 많이 힘드실 거예요."라는 무서운 답변을 하셨습니다.

     

    수술 후 많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 순간 걱정이 많아졌습니다.

    저의 표정이 좋아지지 않자, "무통 주사랑 진통제 맞으시면 괜찮으실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잠 잘 주무시고 내일 뵙도록 할게요."라고 애써 위로의 말과 함께 흉강경 수술 설명을 끝내셨습니다.

     

    순간 '아... 다른 후기들 보면 대부분 괜찮을 거라고 말씀하시던데, 이 분은 진짜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는구나.'라고 혼자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수술에 대해서 아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눈 다음 저는 다시 병실에 가서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2. 흉강경 수술 당일 

    역시나 새벽에도 담당 간호사분께서 혈압과 온도를 체크하러 오셨습니다. 그때 깨고는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긴장은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편한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자정 부터 금식이었습니다.

    저는 자정부터 금식이었기 때문에 아침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물도 마시지 못해서 아침에 조금 힘들었습니다. 물로 입을 헹구기만 했습니다. 수술을 받기까지 얼마 안 남았지만, 아직까지 많이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1) 흉강경 수술 전 씻기

     

    흉강경 수술을 받고 나면 한동안 샤워는 물론, 머리도 제대로 감기 힘들다는 정보를 봤기 때문에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씻었습니다. 청결해야 건강한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왼쪽 팔에 있는 정맥 주사 때문에 완전한 샤워는 불가능했습니다. 여기서 간호사마다 말이 달라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전 날 담당 간호사께서는 샤워를 하고 싶으면 정맥주사 바늘을 잠시 빼고, 그 부분에 방수 테이프를 붙여 준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말만 믿고 있다가 다음 날 교대한 담당 간호사한테 그대로 말했더니, 교대한 간호사께서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방수 테이프를 붙여도 물이 들어갈 수 있으니 샤워를 하더라도 물은 절대로 닿으시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흉강경 수술 전 반드시 머리를 감으셔야 합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할 수 없으니 세수와 머리를 먼저 감고, 샤워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주로 하반신 위주로 했습니다. 많이 불편했지만, 한동안 씻을 수 없다고 하니 감안하고 씻었습니다.

     

    흉강경 수술을 받으시는 분들은 반드시 수술 당일 머리도 감으시고 귀찮더라도 샤워도 하시길 바랍니다. 수술 후 샤워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한달 동안 못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수술을 위해서 당일 속옷을 모두 벗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씻고 나서 속옷을 입지 않고 환자복만 입고 나왔습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수술을 받는 모든 환자들은 속옷을 입지 않는다고 합니다.

     

    2) 다가온 수술 시간

     

    저는 씻고 나서 머리를 말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저의 수술 예정 시간은 오후 1시간 40분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수술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전 글에서도 설명을 했었습니다.

     

    저는 그냥 병상에 누워서 계속 핸드폰만 했습니다. 간간이 지인들한테 오는 안부 전화를 받고는 했습니다. 오후 2시가 되었지만 아직 저의 이름을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계속 지연되니 오히려 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오후 2시 30분경 "○희○씨 수술실로 가시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드디어 저를 데리러 인솔자께서 오셨습니다. 

     

    조직 검사 때와 달리 수술을 하러 갈 때는 휠체어를 타고 갔습니다.

    저 말을 딱 듣고 나서부터 긴장이 엄청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병상에서 내려와서 옆에 계시는 아저씨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아저씨께서는 수술을 잘 받고 오라고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러고는 인솔자님께서 끌고 오신 휠체어에 앉았습니다. 조직 검사를 받으러 갈 때는 병상에 누워서 갔는데, 오히려 수술을 할 때 휠체어를 타고 가니 뭔가 바뀐 느낌이었습니다. 여하튼 저는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도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한 글에 전부 담으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수술실로 들어가서 수술을 받고 나온 후기에 대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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